5월에 팔고 떠나라 (Sell in May) | 그리고 마크 트웨인의 명언

 Sell in May and go away

‘5월에 팔고 떠나라.’ 주식의 오래된 격언처럼 전해지는 이 말은 런던의 금융시장에서 시작된 말로, 무더운 여름에는 휴가를 떠나고 경마대회가 열리는 9월쯤에 다시 주식시장으로 돌아오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Sell in May and go away, and come on back on St. Leger’s Day’ (5월에 팔고 경마가 열리는 날 9월에 돌아와)

9월 영국 사우스 요크셔에서 열리는 경마 대회 St. Leger’s Day (출처 : Doncaster Racecourse)
9월 영국 사우스 요크셔에서 열리는 경마 대회 St. Leger’s Day (출처 : Doncaster Racecourse)

올해는 특히 금리인상과 경기침체 우려 속에서도 주식시장이 상당히 선전을 했습니다. 이제 상승 부담을 느낄만한 시점과 맞물리면서 다시 한번 ‘Sell in May’의 격언이 떠오르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5월부터 주식시장은 정말 안 좋았을까?

실제 1950년부터 오랜 미국 주식시장의 역사를 보면, 5월부터 10월은 평균 1.5%의 가장 부진한 수익률을 보인 6개월입니다. 반대로 11월부터 4월은 평균 7.0% 수익률로 가장 좋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S&P500의 6개월 기준 기간 별 수익률 비교 (출처 : LPL Research)
S&P500의 6개월 기준 기간 별 수익률 비교 (source : LPL Research)

비교적 최근인 1990년 4월부터 2022년 4월까지 통계를 보더라도 5월부터 10월까지 주식시장의 수익률은 11월부터 4월까지 수익률보다 상당히 낮은 결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5월~10월) 6개월 간 S&P500 평균 수익률은 2.4% (같은 기간 경기방어업종 4.7%)인 반면, (11월~4월) 6개월 간 S&P500 평균 수익률은 6.8% (같은 기간 경기민감업종 9.2%)를 기록했습니다.

5월~10월 / 11월~4월 두 기간 중 시장 전체와 특정 섹터의 수익률 비교 (출처 : Fidelity)
5월~10월 / 11월~4월 두 기간 중 시장 전체와 특정 섹터의 수익률 비교 (출처 : Fidelity)

결과만 놓고 보면 11월부터 4월까지는 소재, 산업재, IT와 같은 경기민감업종에 투자하고, 시장 전체 수익률이 나빠지는 5월부터 10월까지는 경기방어업종에 투자하는 것이 가장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코스피도 5월부터 수익률이 나쁠까?

마침 번거로운 계산을 덜어주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아래 한화증권의 자료를 보면 2010년 이후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5월의 하락 확률이 가장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월별 평균 수익률도 5월부터 10월까지 기간이 상대적으로 낮았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코스피보다 코스닥에서 좀 더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코스피의 월별 하락 확률과 수익률 비교 (출처 : 한화증권)

코스피의 월별 하락 확률과 수익률 비교 (출처 : 한화증권)

코스피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달은 4월로 평균 2.11%, 다음은 11월로 1.29%이었습니다. 평균 수익률 뿐만 아니라 하락 확률도 4월과 11월은 낮은 편으로 편차도 있어서도 비교적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왜 5월부터 수익률이 나빠질까?

단순히 통계의 우연일 수 도 있지만 5월부터 주식시장이 나빠지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몇 가지 합리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1. 계절 영향 – 연말 보너스와 함께 크리스마스, 새해, 미국의 경우 할로윈과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에 소비가 집중되고 경기가 살아난다.

2. 투자자의 이탈 – 여름철 휴가 시즌 투자자의 시장 관심이 줄어든다.

3. 기관들의 자산배분 – 연기금 등 장기투자 성격의 기관들이 연간 자산 배분으로 생긴 투자 여력을 1분기에 조기 집행한다.

4. 실적 추정의 변화 – 새해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4월~5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실적 추정 하향과 함께 감소한다.

미국과 한국 증시 모두 5월 이후 상대적인 수익률의 하락을 보이는 데는 이러한 요인들이 어느 정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1분기 이후 실적 전망의 변화와 기대감 소멸 등은 주가의 상승 동력을 떨어뜨리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됩니다.


5월 매도는 좋은 전략일까?

지금까지 말한 결과만 두고 보면 5월에 주식을 판다는 전략은 꽤 괜찮은 투자 전략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장기간의 미국 시장을 기준으로 시장을 예측하고 떠나는 것 보단 항상 머무르는 편이 수익률 면에서 더 좋았다는 통계적 근거도 ‘Sell in May’ 만큼 명확합니다. 

2012년부터 2019년까지 S&P 500의 5월부터 10월까지 수익률은 2015년을 제외하고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습니다. 계절성이 의미 없어진 2020년 코로나 이후 시기는 제외했습니다.

[5월~10월 S&P500 수익률]

  • 2012년 : 1.0% (연간 전체 수익률 13.4%)
  • 2013년 : 10.0% (연간 전체 수익률 29.6%)
  • 2014년 : 7.1% (연간 전체 수익률 11.4%)
  • 2015년 : -0.3% (연간 전체 수익률 -0.7%)
  • 2016년 : 2.9% (연간 전체 수익률 9.5%)
  • 2017년 : 8.0% (연간 전체 수익률 19.4%)
  • 2018년 : 2.4% (연간 전체 수익률 -6.2%)
  • 2019년 : 3.1% (연간 전체 수익률 28.9%)

IT기업들이 시장을 견인한 최근의 10년 경우 과거보다 계절성이 축소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크 트웨인 효과 | 어쨌든 10월은 주식 투자를 하기에 가장 위험한 달이다.

공교롭게도 주식시장 역사상 최악의 3일은 모두 시장을 떠나 있어야 할 5월부터 10월까지의 마지막 달인 10월에 발생했습니다. 소설로 번 많은 돈을 주식으로 날린 마크 트웨인의 유명한 투자 격언 때문에 이를 ‘마크 트웨인 효과’라고도 부릅니다. 

* 주식시장 역대 최악의 3일 : 1929년 검은 목요일, 1987년 검은 월요일, 2008년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1935~1910)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1935~1910)

“10월은 주식투자를 하기에 특별히 위험한 달이다.
다른 위험한 달로는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다.”
– 마크 트웨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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