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제도와 주가 영향 | 기관들의 도매시장

펌텍코리아의 재무적투자자인 케이티씨엔피그로쓰PEF가 보유 중이던 펌텍코리아 지분 10.62%를 5월 12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로 처분했습니다. 하나증권을 매각주관사로 해서 전일 종가에서 6.53% 할인한 18,050원에 장 시작 전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펌텍코리아 : 화장품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로 2022년 매출액은 2,366억원

블록딜
2023.05.12. 펌텍코리아 블록딜 이후 주가추이


블록딜이란?

이처럼 블록딜(block deal)은 주식을 대량으로 시간외거래를 통해 일시에 매각하는 시간외 대량매매를 의미합니다. 대규모 물량을 장중에 시장에서 매각할 경우 주가에 큰 영향을 줄 수 있고 원하는 물량을 다 매각하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블록딜을 통해 처분하는 것입니다. 

대규모 물량을 보유한 매도자가 증권사에 매각수량과 가격 조건을 제시하면 증권사는 해당 조건으로 매수하고자 하는 거래 상대방을 찾아 거래를 성사시키는 식으로 거래가 진행됩니다. 

매도자는 한 번에 보유 물량을 정리할 수 있고 매수자는 시장가격보다 할인된 가격으로 주식을 매수할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그리고 증권사는 블록딜 거래 시 일반적인 거래보다 높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최종 거래가격은 매도자와 매수자의 합의를 통해 결정됩니다. 당연히 수요자가 적을수록, 거래량이 적은 소형종목일수록 할인율은 높아지게 됩니다. 


블록딜 | 시간외대량매매의 주요 내용

블록딜은 1억원 이상(또는 5천주)의 상장주식과 ETF, DR에 대해 진행 가능하며, 투자자간 협상을 통해 최종 거래일의 상하한가 이내에서 가격을 임의로 정할 수 있습니다. 

거래 가능 시간은 당일 마감 후 15:40~18:00까지 또는 그 다음날 장 시작 전 08:00~09:00까지입니다. 

  • 거래대상 : 주식, ETF, DR
  • 거래시간 : 당일 15:40~18:00, 익일 08:00~09:00
  • 체결가격 : 투자자간 상하한가 이내에서 협상으로 결정


블록딜 거래의 주가영향 | 개인투자자는 배제된 도매시장

대규모 거래가 될 경우 뉴스기사를 통해 확인되거나 매각대상이 대주주나 자사주 물량인 경우 처분공시가 있지만, 블록딜 거래 자체는 공시대상이 아닙니다. 따라서 매수자가 누구인지 등 세부적인 블록딜 과정을 확인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시장가격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시간외에서 대량으로 거래한다고 하지만, 큰 폭의 주가할인이 적용되는 경우 익일 시장가격에 큰 영향을 주는 것을 피할 수 없습니다.

블록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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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가격보다 낮은 취득가를 가진 물량이 일시에 시장에 출회될 경우 주가에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록딜로 주식을 매수한 기관투자자들의 경우 특별히 장기투자 목적으로 매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할인된 가격 위에서 받은 물량을 바로 매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보다, 블록딜로 매수할 수 있는 투자기회 자체가 대규모 자금을 가진 외국계와 기관투자자에게만 한정된다는 점에서 불공정한 측면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블록딜이 항상 악재는 아니다 | 오버행의 해소

원칙적으로 블록딜은 거래의 한 방법일 뿐 기업가치에 영향을 주는 이벤트는 아닙니다. 단지 일시적인 수급 부담일 뿐입니다. 그래서 대주주의 매각이나 중요 투자자의 엑시트(EXIT) 같은 별도 이슈가 아니라면 블록딜 물량이 소화되고 나면 주가는 회복될 가능성이 큽니다.

또 물량 출회에 따른 일시적인 수급부담 보다 오버행 해소에 더 무게를 두는 경우, 블록딜이 불확실성 해소로 작용하여 주가에 호재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 오버행(overhang) : 향후 언제든지 매도물량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주식 물량

앞서 언급한 펌텍코리아의 경우도 이번 블록딜을 통해 예정되어 있던 PEF의 대규모 잠재적 매도물량이 한번에 정리되었다는 점을 시장에선 긍정적으로 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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