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병합 또는 주식병합이란?
얼마 전 대한전선이 적정 유통주식수 유지를 목적으로 10:1 액면병합을 발표했습니다. 액면병합은 기업의 발행주식 여러 개를 1개로 합하고 대신 액면가를 같은 비율로 높여주는 것입니다. 주식병합과 사실상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며 기업공시에는 주식병합으로 표현됩니다.
- 액면가 : 회사의 정관에서 정한 주식 1주의 금액
아래 대한전선의 주식병합 공시를 보면 액면가는 병합 전 100원에서 병합 후 1,000원으로 10배 증가하고, 발행주식은 1/10로 감소하게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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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전선의 주식병합결정 (`23.2.22.) |
따라서 [주당 액면가 × 발행 주식수]로 결정되는 기업의 자본금은 액면병합 이후에도 동일합니다. 이처럼 발행주식만 소각하거나 액면가만 감액하는 감자와 달리 액면병합으로 인한 기업가치 변화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주주입장에서 보면 이번 액면병합으로 보유주식 수는 1/10로 감소하는 대신 보유 주식의 가격은 10배가 올라가게 되면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평가금액율 유지합니다.
액면병합 절차와 단주처리 | 병합 후 신주의 기준가격 결정
액면병합은 이사회결의 이후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변경, 액면금 변경등기 등의 절차가 수반되며, 신주가 상장되기 전 일정 기간 매매가 정지됩니다.
위 대한전선의 경우 4월 28일 거래정지 시작일 종가는 1,492원이었고 액면병합된 신주는 5월 16일 최초 상장합니다. 10주가 1주로 액면병합되었으므로 상장 시 평가가격은 최종가격의 10배인 14,920원으로 결정됩니다.
그리고 해당 가격을 기준으로 장전 단일가 매매(08:30~09:00)에서 가격의 50%~200%범위 내에서 당일 시가가 결정됩니다. IPO시 가격결정 방식과 동일합니다. (단, IPO시에는 호가범위가 90%~200%로 제한됩니다.)
- 평가가격 : 최종 종가에 병합비율을 곱한 가격
- 최저호가 : 기준가의 50%
- 최고호가 : 기준가의 200%
- 기준가격 결정 : 호가범위 내에서 08:30~09:00까지 단일가격 매매방식으로 결정
대한전선을 예로 들면 7,460원에서 29,840원 사이에서 시초가가 결정되고, 당일 매매는 일반주식과 동일하게 상하한선 30% 범위에서 거래됩니다. 그리고 만약 주식의 병합으로 1주 미만의 단수주가 발생하는 경우 신주 상장 첫 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현금 지급됩니다.
액면병합 주가 영향과 효과 | 그래도 호재에 가깝다.
앞서 액면병합에 따른 자본금의 변화가 없다는 설명을 한 것처럼 액면병합이 가져오는 영향 역시 제한적입니다. 과거 삼성전자, 테슬라의 경우처럼 액면분할은 소액주주들의 접근성과 거래 편의를 제고한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액면병합의 경우 주가에 호재라고 할만한 뚜렷한 이유가 없습니다.
기업의 재무적 변화도 없고 거래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액면병합을 하는 이유는 주가의 인위적인 상향을 통한 기업의 이미지 제고 정도로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대한전선의 경우 과거 구조조정 과정에서 출자전환 등으로 주식 수가 크게 늘었습니다. 그래서 현재 시가총액은 2조원에 가깝지만 주가는 1,492원으로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주가만 보면 아직도 부실한 기업으로 오해 받을 소지가 있습니다.
- 대한전선 발행주식 수(2022년말 기준) : 1,244,473,009주
- 대한전선 최대주주(2022년말 기준) : 호반산업 (지분율 40.1%)
실제로 액면병합의 경우, 그 사례가 많지 않고 대부분 지나치게 낮은 거래주가에서 탈피하기 위한 경우입니다. 올해 액면병합을 실시한 국보, 미래아이앤지, DH오토웨어, TYM 등 대부분의 기업이 주가 1,000원 미만의 동전주이거나 2천원 이내의 종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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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액면병합 이후 계속 주가 하락 중인 초록뱀미디어 (신주 거래재개일 5월25일) |
지난해 액면병합을 실시한 16개 기업 중 현재 기준 주가가 상승한 종목은 6개 종목에 불과합니다. 액면병합의 경우 기업의 가치와 주가 모두 별다른 영향이 없다고 보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호재와 악재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악재보단 호재에 가깝습니다. 번거로운 절차를 마다하지 않고 이미지를 제고하려는 기업의 노력을 폄하할 이유가 없고, 액면병합으로 기업을 주목하게 하는 이벤트 역할도 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한전선의 액면분할의 경우에도 대한전선이 정말 좋아졌구나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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