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정거래(통정매매)를 통한 주가조작 | 자전거래와의 차이는?

6월 10, 2023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창구에서 일시에 매물이 쏟아지면서 다수의 종목들이 하한가에 가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다단계 방식으로 자금을 모아 장기간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작한 혐의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번 사태 뿐 아니라 과거에도 통정거래는 한정된 자금으로 주가조작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수단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통정거래(matched order)란?

아래 그림처럼 10만주를 서로 정해진 시간에 가격을 올려가면서 주고받으면 10만주만 가지고 거래량 40만주를 만들고 주가는 3천원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유통주식수가 적은 소형주일수록 작은 금액으로도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쉽게 조정할 수 있습니다.

만약 주식의 가격변동 차액만 결제하면 되는 차액결제계좌(CFD)를 활용한다면 훨씬 더 적은 금액으로도 통정매매가 가능합니다.

CFD : 전문투자자로 등록된 개인 또는 법인이 가입가능한 상품으로 실제 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수/매도가격의 차액만 현금으로 결제함. 롱/숏 포지션을 모두 가질 수 있고 레버리지 거래가 가능함.

거래를 주고 받는 주체는 둘이 아니라 다수가 될 수 도 있습니다. 계좌가 분산 될수록 거래가 더 활발해 보이고 통정매매의 의심에서도 벗어날 수 있습니다.

이처럼 통정매매는 (1) 투자자들에게 왜곡된 시장정보를 주기 위해 (2) 다른 사람과 짜고 인위적으로 특정 주식을 일정한 시간과 가격에 매매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왜곡된 시장정보란 해당 종목의 거래량과 가격이 오르는 것처럼 보이게 하는 것입니다. 거래가 없던 종목에서 거래가 크게 늘고 가격이 오르기 시작하면 마치 큰 호재가 있는 것처럼 보이고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게 됩니다.

(2) 이를 위해서 다수의 계좌를 통해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주고 받으면서 전체 거래량을 늘리고 주가를 끌어올립니다.

만약 (1)번처럼 나쁜 의도를 갖고 시세를 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합법적으로 지분을 서로 주고받기 위해 이뤄지는 거래는 자전거래라 부릅니다. 그리고 (2)번처럼 다른 투자자와 통정하지 않고 동일인이 매수/매도주문을 통해 이런 행위를 한다면 이는 가장매매라고 합니다.

자전거래 : 사전 약속에 따라 한 증권회사를 통해 특정 종목에 대한 동일 수량, 동일 가격의 매도와 매수를 동시에 실시하는 매매로 주로 시간외에서 거래됨
가장매매 : 실질적인 권리이전이 아닌 시세조정등의 목적으로 동일인이 특정 종목에 대해 매수와 매도주문을 같은 시기에 반복하는 거래

가장매매와 통정매매 모두 시세조정을 목적으로 한 위장거래(fictitious transaction)의 한 방법이라는 면에서 큰 차이는 없습니다.

제176조(시세조종행위 등의 금지) ① 누구든지 상장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에 관하여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으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자기가 매도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수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도하는 행위
자기가 매수하는 것과 같은 시기에 그와 같은 가격 또는 약정 수치로 타인이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을 매도할 것을 사전에 그 자와 서로 짠 후 매수하는 행위
그 증권 또는 장내파생상품의 매매를 함에 있어서 그 권리의 이전을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거짓으로 꾸민 매매를 하는 행위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

통정매매와 가장매매 모두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는 불법행위입니다. 중요한 것은 직접 통정매매를 실행하지 않더라도 그 행위를 위탁하거나 수탁하는 행위도 불법에 해당됩니다.

영화 ‘작전’ (출처 : 쇼박스)

“이렇게 주식은 가격만 오르고 우리 안에서 돌아. 개미들은 사고 싶어 안달이 나겠지.근데 살 수가 없어. 통정할 때는 이 거래량이랑 시간을 정확히 맞혀서 하거든.”
– 영화 ‘작전’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