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계배터리(NCM, NCA)와 LFP배터리의 차이
현재 배터리 시장은 국내 업체가 주도하는 삼원계(NCA, NCM) 배터리와 중국 업체가 주도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구분됩니다.
물론 중국 업체들도 삼원계 배터리를 만들고 국내 배터리 3사 역시 NCM보다 생산 난이도가 낮은 LFP를 만들 수 있는 기술력은 충분합니다. 단지 현재 점유율 측면에서 볼 때 한국과 중국의 배터리 기술을 NCM과 LFP로 구분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NCM :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 NCA : 니켈(Ni), 코발트(Co), 알루미늄(Al)
- LFP : 리튬(Li), 철(Fe), 인산(P)
양극재의 주 원료인 리튬은 양극과 음극을 이동하면서 충전과 방전의 역할을 하고, 니켈은 에너지 밀도의 향상, 코발트는 전지의 수명 향상, 망간은 안전성 향상의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각 원료들을 혼합해서 이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가 만들어집니다.
NCM배터리와 LFP배터리를 비교하면, 에너지밀도 면에서는 삼원계가 우위에 있고 가격과 안전성 면에서는 LFP가 우위에 있습니다.
여전히 중국을 제외한 EV 전체 시장의 주류는 NCM 중심의 삼원계 배터리이지만 LFP 기술 수준이 향상되면서 이미 LFP배터리를 채택하고 있는 모델3를 비롯해 테슬라와 포드 등에서 LFP를 채택하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배터리 종류별 특징 (출처 : 매일경제) |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셀 업체도 뒤늦게 저가형 LFP배터리 양산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곧 출시되는 KG모빌리티(구 쌍용차)의 토레스 EVX도 국산 전기차 중에서 처음으로 LFP배터리를 채택했습니다.
삼원계와 LFP 모두 리튬(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을 기반으로 한 배터리
삼원계와 LFP의 경쟁이 치열하지만 기본적으로 삼원계와 LFP 모두 리튬(Li)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동일합니다. 다만 베터리 에너지 밀도를 높여주는 니켈이 수산화리튬과 합성하기 쉽기 때문에 삼원계는 수산화리튬를, LFP배터리는 탄산리튬을 사용합니다.
수산화리튬은 일반적으로 광산이나 염호에서 추출해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가공해서 사용합니다. 남미 등을 중심으로 리튬 광산이 전 세계적으로 계속 개발되고 있지만 여전히 리튬은 양극재 원가의 60~70%를 차지할 만큼 비싸고 부족한 상황입니다.
NCM배터리와 LFP배터리의 비교 (출처 : electrek.co) |
나트륨이온배터리의 등장
그래서 비교적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나트륨이온배터리입니다. 현재 이차전지에서 사용하고 있는 리튬을 나트륨으로 대체한 배터리입니다. 나트륨은 지구에서 6번째로 많은 원소로 리튬보다 1천배 많은 매장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나트륨(Natrium)은 소듐(Sodium)으로 불리기도 하고 자연 상태에서 소금과 같은 화합물의 형태로 존재합니다. 그래서 소듐이온배터리, 좀 더 친숙하게 소금배터리라 부르기도 합니다.
당연히 가격이 매우 싸다는 결정적인 장점을 가지고 있고 빠른 충전 속도와 함께 화학적인 안정성도 매우 높아 폭발이나 화재로부터 안전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코발트가 사용되지 않아 환경적으로도 더 우수합니다.
이처럼 뛰어난 특성에도 불구하고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가 리튬 대비 너무 낮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에너지 밀도는 무게 대비 측정 되는 에너지의 양을 나타냅니다. 밀도가 낮을 수록 같은 에너지를 내기 위해 더 많은 무게의 재료가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전기차(EV)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무게와 부피에서 비교적 제약이 적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의 용도로만 제한적으로 사용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중국 기업들의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술개발 속도
하지만 최근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나트륨이온배터리 개발에 관한 새로운 소식들이 자주 들려오고 있습니다. 2021년 7월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 공개 행사를 열면서 2023년 상용화를 예고했고, 최근에는 중국의 양극재 소재 업체인 CNGR(중웨이구펀)이 나트륨이온배터리용 전구체를 상업화 했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CATL이 2021년 발표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는 160Wh/kg 수준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 기사들을 보면 CATL이 2세대 나트륨이온배터리를 통해 에너지 밀도를 200Wh/kg 수준까지 높인 것으로 소개되고 있습니다.
2021년 CATL의 나트륨이온배터리 공개 행사 (출처 : CATL) |
중국 기업 측의 소식이라 100%신뢰할 수는 없지만 현재 NCM계열의 에너지 밀도가 230Wh/kg수준이고 이론적으로 300Wh/kg이 최대치라고 알려진 것을 감안하면 기존 리튬이온배터리를 위협할 만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평균적으로 160Wh/kg 정도 수준의 LFP배터리 대비해서는 에너지 밀도 측면에서만 본다면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실제 양산 과정의 수율과 리튬 대비 제한적인 최대 충전/방전 횟수 등 다른 기술적 과제들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나트륨이온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중국 투자은행 CICC는 2023년이 나트륨이온 배터리의 산업화 원년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그 성장 속도도 매우 빠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또한 나트륨이온배터리의 작동 원리와 기본 생산 과정이 기존 리튬이온과 동일하고 무엇보다 차량 당 최대 1만$ 가까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알려져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확인된 이후에는 그 적용 속도와 파급력이 상당히 클 수 있습니다.
아직 테스트 수준이긴 하지만 이미 지난 2월, 나트륨배터리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는 하이나배터리(HiNa Battery)가 나트륨배터리를 탑재한 테스트용 차량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공개된 테스트 차량의 스펙은 25kMh용량의 배터리로 급속 충전시간 15~20분, 최장 주행거리는 250km 수준입니다.
HiNa Battery가 공개한 나트륨배터리 탑재 E10X 테스트 차량 |
물론 리튬이온배터리 영역에서도 전고체배터리를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트륨이 가진 근본적 물성으로 인해 에너지 밀도의 한계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도 많습니다.
하지만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대한 각 업체들의 다양한 기술 로드맵과 미래 전망을 보더라도 누구도 쉽게 배터리 시장의 미래를 예상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원통형 배터리와 LFP배터리를 통해 국내 기업과 전문가들의 전망이 그다지 정확하진 못한 것을 경험했습니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새로운 기술과 업계 동향에 관한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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