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 3배 VS PER 9배
아래와 같은 두 개의 종목이 있습니다. 이 중 하나의 종목에 투자해야 한다면 어떤 종목에 투자해야 할 까요?
- A종목 : 현재 주가 77,500원, 주당순이익 8,796원 | PER 8.8배
- B종목 : 현재 주가 166,000원, 주당순이익 58,694원 | PER 2.8배
상식적으로는 당연히 PER 2.8배로 이익 대비 주가가 더 낮은 B종목을 선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입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니라 미래의 이익입니다. B종목은 앞으로 이익이 감소하고 A종목은 이익이 증가한다면, 현재 3배 정도의 PER 차이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A종목(PER 8.8배)은 2019년 말의 금호석유이고 B종목(PER 2.8배)은 2021년 말의 금호석유입니다. 금호석유의 주가는 2019년 말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고, 2021년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이후 주가는 장기간 하락 추세에 있습니다.
금호석유 주가 추이 (2018~2023) |
금호석유의 경우 2021년 초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가 더욱 급등한 경우이지만, 업종 내 다른 기업에서도 이와 같이 PER이 고점을 기록한 이후 수익률이 더 좋은 모습은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향후 실적을 정확히 알 수 있다면 현재 PER은 의미가 없겠지만 기본적으로 미래 실적을 예측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주가가 이미 하락 추세로 접어든 2021년 하반기 금호석유에 관한 거의 모든 증권사 의견은 "PER 4배 미만으로 주가는 너무 저평가 되어 있고, 합성고무 시황은 앞으로도 견고하다." 는 것이었습니다.
고PER에 사서 저PER에 팔아라
그래서 경기민감주는 PER이 높을 때 사서 낮을 때 파는 전략이 효과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PBR과 달리 PER은 주가보다 주당순이익에 의해 변동되는 폭이 더 큽니다.
- PBR = 주가 / 주당순자산(BPS)
- PER = 주가 / 주당순이익(EPS)
위의 금호석유의 경우도 2019년과 2021년 사이 주가는 2.1배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6.7배 증가했습니다. 당연히 PER은 3배 이상 하락했습니다.
시클리컬 업종에 투자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이번 상승 사이클은 다르다' 라는 기대입니다. 기업의 주가가 상승할 때 향후 실적은 과대 추정되기 싶고, 높은 실적으로 PER이 과거 평균보다 낮은 경우 아직 추가상승 여력이 크다고 판단하기 싶습니다.
2021년 1월 삼성전자 전 고점 당시 증권사 목표가(105,000원) 상향 리포트 |
반대로, 주가와 경기가 바닥에 있을 때 턴어라운드 시점을 포착하고 매수에 나서는 것 역시 쉽지 않습니다. 아마도 기업의 추정 이익은 계속 감소하고 있을 것이고 과거보다 훨씬 높은 PER 구간에 있을 것입니다.
화학, 조선, 철강, 자동차 등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민감업종의 비중이 어떤 나라보다 큽니다. 수출 1위의 DRAM과 NAND 중심의 반도체 산업 역시 경기민감업종의 성격을 강하게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PER를 두려워하지 않고 저PER에서 자제할 수 있는 역발상 투자 마인드와 기업과 산업에 대한 이해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 (더 읽기) 주식투자 전에 반드시 알아야 할 기초상식
※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이용하여 작성되지만 오류가 있을 수 있으며 투자결과 등 책임소재에 대한 증빙이 될 수 없습니다. 모든 자료의 저작권은 LoginMarket에 있으며, 허락 없이 복제 및 배포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