힌덴부르크 징조와 주식시장의 붕괴 가능성

6월 08, 2024

1937년 힌덴부르크 참사

1937년 5월 6일 당시 인류가 만든 가장 큰 비행선인 힌덴부르크가 독일에서 출발 대서양을 거쳐 미국 뉴저지에 착륙을 시도하고 있었습니다.

힌덴부르크는 독일의 Zeppelin Company가 설계한 대형 비행선으로 시속 135km/h로 대서양을 횡단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힌덴부르크가 뉴저지 해군 비행장에 착륙을 시도하는 도중 발생한 폭발로 인해 비행선은 순식간에 화염에 휩싸이고 탑승객 98명 중 36명이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합니다.

비행선 꼬리에 그려진 나치 문양이 보여주듯 당시 비행선이 나치 선전에 이용되었기 때문에 반나치주의자들이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루머가 있기도 했지만, 헬륨 대신 사용한 수소가스의 누출이 사고의 원인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고급객실과 호화로운 라운지에 그랜드피아노까지 갖춘 호화 비행선의 폭발사고는 미국과 유럽에 많은 충격을 불러일으켰고 대형 비행선의 시대가 종말을 고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힌덴부르크 비행선

이후 타이타닉과 함께 힌덴부르크는 대형참사를 뜻하는 대명사처럼 사용됩니다. 타이타닉처럼 힌덴부르크 참사도 1975년 영화화 되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상승장이 갑작스럽게 붕괴하는 것을 힌덴부르크에 빗대어 표현합니다. 미국의 수학자 짐 미에카(Jim Miekka)가 기술적 지표를 바탕으로 시장 폭락을 예고하는 힌덴부르크 예고지표를 만들면서 더욱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짐 메에카가 제시한 시장 폭락의 징조는 아래의 5가지로 1987년 블랙먼데이와 2008년 리먼브라더스발 금융위기를 예측하면서 유명해졌습니다.

5가지 지표를 종합해보면 시장이 상승하는 가운데 최고가 대비 최저가 종목수가 증가하는 변화를 통해 전체 시장의 폭락의 징조를 찾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맥켈란 오실레이터도 상승 종목수와 하락 종목수의 차이를 이동평균으로 나타낸 값입니다.

최근 뉴욕증시에서 힌덴부르크 징조가 나타나면서 시장의 과열과 붕괴에 대한 가능성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AI와 관련한 대형 기술주가 급등하는 반면, 부동산 섹터 등은 여전히 높은 금리여건 속에 최저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등 시장의 쏠림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에 의한 수익 창출이 아직 엔비디아 등 일부 하드웨어 기업에 국한되어 있고 나스닥의 전체 밸류에이션이 밴드의 상단에 가까워지면서 시장의 과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NASDAQ 100 Index - Forward PE Ratio (출처 macromicro)

물론 힌덴부르크 징후가 블랙먼데이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하긴 했지만 실제 시장하락을 정확히 예측한 것은 30%미만이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2015년과 2017년에도 여러 차례 힌덴부르크 징후가 나타났지만 시장은 큰 하락 없이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특히 현재처럼 대형주와 소형주간에 차별화된 시장이 전개될 경우 힌덴부르크 징조는 큰 의미가 없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사후적으로 보면 모든 시장의 붕괴는 이를 예고하는 징조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힌덴부르크 징조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신호가 아니라는 점에서 시장의 폭락을 피하는 전략으로 나름의 의미는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