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감자의 주가 영향 | 무상감자를 하면 왜 자본잠식이 해소되나요?

6월 22, 2024

무상감자의 뜻과 사례

최근 제주맥주가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발표했습니다. 무상감자는 주주에게 별도의 대가 없이 액면가를 축소하거나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으로 자본금을 줄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번 제주맥주의 경우 감자 후에 발행주식수는 5,856만 6,091주에서 1,171만 3,218주로 감소합니다. 따라서 제주맥주 500주를 가지고 보유하고 있었다면 별도의 보상 없이 100주로 보유주식이 감소합니다.

제주맥주 무상감자 공시 (2024.06.17.)

제주맥주는 장기간 지속된 적자로 인해 결손금이 누적된 상태입니다. 이번 무상감자의 이유 역시 이러한 결손금으로 인한 자본잠식 상태를 해소하는 것입니다.

무상감자 발표 전후 제주맥주 주가는 급등락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최근 최대주주 변경과 중국 화룬 맥주와의 계약 체결, 그리고 무상감자 발표까지 호재와 악재를 넘나들면서 주가도 큰 폭의 변동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제주맥주 주가 추이(1년)

자본잠식은 기업의 결손금이 누적되어 자본이 자본금보다도 적어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기업의 자본은 자본금, 자본잉여금, 이익잉여금(결손금) 등으로 이뤄지는데 결손금이 커지면 주주가 납입한 자본금보다도 총 자본이 작아지는 자본잠식이 발생합니다.

2023년말 기준 제주맥주의 결손금은 867억원, 자본잠식률은 22%에 달합니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어서면 관리종목으로 편입되고 2년 연속 자본잠식률이 50%를 넘거나, 100% 자본잠식률로 완전자본잠식이 되면 상장폐지 사유가 됩니다.

주식 수 병합을 통한 무상감자는 자본금을 감소 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액면가 100원, 발행주식수 1,000,000주인 기업이 주식수를 100,000주로 감자시키면 자본금은 1억원에서 1천만원으로 감소합니다.

감소한 9천만원은 감자차익으로 기표되어 자본잉여금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자본금은 감소하는 반면, 총 자본은 증가하게 되어 자본잠식률을 낮추게 됩니다.

무상감자 자체는 자본 항목안에서 자본과 자본잉여금간에 발생하는 재무적인 변화일 뿐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주식 수가 줄어드는 만큼 주식 가격이 높아지기 때문에 평가금액은 무상증자의 전과 후가 같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무상감자가 기업의 재무적 위기를 부각시키고 대가 없는 주식 수 축소로 주주의 희생을 요구한다는 점에서 실제 주가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상장폐지의 위기에 처한 기업이 자본금 축소와 자본 잉여금 확대를 통해 자본잠식을 해소하는 것은 일시적인 호재로 인식될 가능성도 큽니다.

이번 제주맥주의 경우도 최대주주 변경 이후 무상감자와 제3자 유상증자 등의 재무적 위기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 들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건전성을 개선하는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있기도 합니다.

제주맥주 외에도 워크아웃을 진행 중인 태영건설도 최근 무상감자를 발표했습니다. 채권단과의 기업개선계획에 따라 소액주주는 2:1, 대주주는 100:1의 차등감자를 실시하는 내용입니다.

액면가 감소가 아닌 주식 수 병합방식의 무상감자의 경우 이처럼 감자비율을 달리하는 차등감자를 실시할 수 있습니다. 주로 워크아웃 기업에서 채권단의 출자전환과 맞물려 실시되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대주주에 대한 대규모 감자를 통해 대주주의 지분을 낮추고 채권단의 출자전환 유인을 확보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