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투세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 금투세는 정의롭다?

금투세가 주가 멀티플에 미치는 영향?

주가를 현금흐름의 할인모형으로 설명한다면 금투세는 주주에게 돌아가는 현금을 축소시킨다는 점에서 적정 주가를 떨어뜨리는 즉 기대수익을 낮추는 요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실무에서는 세금을 모든 기업과 투자의 전 부분에서 동일한 고정변수로 보기 때문에 할인모형을 활용할 때 세금을 고려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세금체계의 변화가 투자자의 현금흐름을 변화시킨다면 그 영향은 현금흐름의 축소와 증가를 할인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수학적으로 도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5천만원이든 1억원이든 과세 구간에 해당하는 투자자에게만 해당하는 부분이므로 소득재분배와 과세정의를 명목으로 금투세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고려 요인이 될 수 없을 것입니다. 

금투세가 모든 투자자에게 영향을 미칠까?

모든 투자자와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때는 금투세가 시장 전체 멀티플에 영향을 줄 것인 지를 판단해야합니다. 

실적과 멀티플의 배수로 주가를 설명한다면 금투세는 멀티플의 한 부분인 유동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추정해볼 수 있습니다. 멀티플은 기업의 성장성이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겠지만 주주환원율과 유동성 등도 멀티플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한국과 미국시장의 멀티플과 주주환원율을 비교해보겠습니다. 현재 PER 10배 초반의 한국 시장의 멀티플은 20배 중반의 미국과 일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왜 한국시장은 저평가인가에 대한 답은 주로 한국의 낮은 주주환원율로 설명하곤 합니다. 주주환원율은 주식 배당과 자사주 매입을 회사의 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과거 10년간 한국시장은 평균 29%인데 반해 미국은 92%, 기타 선진국은 68% 수준입니다.

장기간 1배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PBR로 비교해보면 한국 시장은 미국 시장의 1/4에도 미치지 못하는 밸류에이션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주주환원율에 더해 낮은 ROE가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금투세는 유동성을 축소시킬까?

결국 금투세가 시장 유동성을 축소를 통해 추가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멀티플을 홰손할 것인지가 금투세 영향의 파급력을 결정하는 핵심일 것입니다. 

이는 금투세로 인해 투자자가 한국시장에서 얼마나 이탈할 것인지, 그리고 투자금액이 얼마나 감소할 것인지를 추정해야하는데 이는 매우 쉽지 않은 과정이고 상당 부분 추정의 영역일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한국시장이 미국 시장에 비해 장기간 낮은 퍼포먼스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개인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시장에 머무는데는 대주주가 아니라면 주식의 양도소득에는 과세하지 않고 거래세만 부과하는 현 과세체계가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한 언제가는 한국 시장의 저평가가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한국시장의 낮은 밸류에이션을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는 요소일 것입니다. 

금투세가 유동성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하기 어렵고 향후 제도 도입 이후 결과 역시 수치화하기 어렵습니다. 유동성 자체는 거래대금을 통해 산출할 수 있지만 금투세가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인문학적인 접근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이러한 점에서 만약 금투세 도입 이후 주식시장이 조정을 겪는다면 그 책임을 금투세가 필요이상으로 지게될 확률이 매우 높아보입니다. 여기에는 정치적인 이해득실도 크게 개입될 것입니다.

현재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는 정부와 여당입장에서는 금투세 도입이후 주가가 하락한다면 향후 대선까지 그 보다 더 좋은 정치적 소재는 없을 것입니다.

금투세는 정의인가?

소득이 있는 곳엔 과세가 있는 것이 원칙임니다. 그리고 세금은 소득의 정도에 따라 부과되는 것이 합리적이고 부의 재분배를 통해 사회를 역동적으로 유지하는 방법입니다. 

그런 면에서 금투세의 논리는 매우 이성적입니다. 대부분의 나라에서 금투세 방식의 과세체계를 가지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주식의 매매차익에도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식이 올바르다고 개인적으로는 보고 있습니다.

다만 과세에 100% 정답은 있을 수 없습니다. 납세자의 수용정도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은 이성적 논리 못지 않게 중요한 고려요소입니다.

이미 시장 전체로 보면 거래세를 통해 양도세 이상의 납세를 부담하고 있고 대주주에게는 별도의 양도세도 부과되고 있습니다. 부의 재분배 차원에서 보자면 재산이 많은 대주주에게만 양도세를 부과하는 현 방식이 더욱 합리적인 방법이기도 합니다.

금투세만이 정의이고 지금은 정의롭지 못하다는 식으로 사안을 해석하는 것은 매우 정의롭지 못한 접근입니다. 

그리고 주식시장에서 5천만원 이상의 소득을 거둔 투자자의 수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그 제한적인 투자자가 금투세로 잡겠다는 소수의 부자는 아니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됩니다. 이미 그 소수의 부자는 대주주에 포함되어 양도세 대상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실제로는 이제껏 손실만 경험한 대다수의 주식 투자자들도 금투세를 나의 사다리를 걷어차는 본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역시 간과해서는 안되는 문제입니다. 

시장은 왜 금투세에 이렇게 민감한가?

과거에도 경기침체는 신흥시장 특히 경기민감업종 비중이 높은 국내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하지만 올해 유난히 저조한 한국 주식시장의 상황은 투자자들에게 금투세에 대한 불안감을 더욱 크게 하고 있습니다.

불안감과 불확실성은 시장을 더욱 위축시킵니다. 특히 주요 시장 중 가장 높은 수준의 주가하락은 손에 잡히지 않는 경기침체 보다는 금투세가 시장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단순한 논리에 설득력을 더해 버립니다.

이미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올해 상당한 손실을 기록하고 있고 이제 내년부터 금투세 도입이라는 불확실성이 경기침체의 공포와 함게 눈앞에 놓여있습니다. 주식시장 참여자라면 금투세에 민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다수의 불특정에게 돌아가는 이익보다는 소수의 특정에게 미치는 불이익이 사회적으로 더 민감하고 정치적 영향력도 큰 법입니다. 


금투세 이소영 의원
금투세에 대해 반대논리를 주장하는 민주당 이소영 국회의원

금투세가 해답일까?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시장 비중 확대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습니다. 개인들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등 기관까지 국내 시장 비중을 축소하고 미국 시장으로 투자를 돌리고 있습니다. 

주식시장은 실물경제의 유동성을 지탱하는 큰 축입니다. 자본시장의 형성은 시장경제 체계의 근본적인 인프라입니다. 

새로운 기업이 생겨나고 투자가 진행되기 위해서는 자본시장의 유동성이 필요하고 보다 높은 가치로 기업을 평가해줄 자본시장이 필요합니다. 

부가가치 창출이 제한적인 부동산이 아니라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흘러가고 가계에서 주식투자의 비중이 높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안타깝게도 주식시장을 통한 투자와 분배의 선순환을 제대로 경험해보지 못한 한국에서는 주식투자를 투기와 질타의 대상으로 보는 편견이 여전합니다. 그러다보니 금투세 이슈가 경제의 논리가 아닌 정치의 논리에서 헤아나지 못하고 있는 듯 합니다. 

현재의 야당의 일부에서 금투세를 반드시 고수한다는 선거공학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접근을 하는 것 역시 이러한 정치의 논리에서 금투세를 바라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소액주주의 보호와 이사회의 의무강화 등 상법개정을 통해 기업이 대주주 개인이 아닌 전체 주주의 이익에 우선하도록 하는 것, 

국내 자금이 부동산이나 해외 주식이 아닌 자본시장으로 유입되어 실물경제를 뒷받침하고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 내는 자양분이 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순위이고 선행사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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