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손금 보전을 위해 무상감자를 실시한 제주맥주
적자를 지속하고 있는 제주맥주는 결손금 보전을 통한 자본잠식 해소를 위해 2024년 무상감자를 실시했습니다. 보통주 5주를 같은 액면가의 1주로 무상병합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500주를 가진 주주라면 감자기준일 이후에는 100주를 소유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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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무상감자를 실시한 제주맥주 |
무상감자란?
무상감자는 주주에게 별도의 대가 없이 주식의 병합이나 소각을 통해 발행 주식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주식 수를 줄이는 방식 대신 액면가를 감액하는 방식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주식병합의 방식으로 무상감자가 이뤄집니다.
액면감자의 경우 모든 주주에게 동일한 감자의 영향을 주지만, 병합의 경우 대주주와 소액주주를 차등하여 주주 별로 다른 병합의 비율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무상감자가 실시되면 해당 주주는 감자의 비율만큼 보유 주식 수가 감소하게 되지만, 이에 대한 별도의 보상은 받지 못합니다.
부분자본잠식과 완전자본잠식
제주맥주의 경우처럼 대부분의 무상감자의 사유는 결손금 보전 및 재무구조 개선입니다. 무상감자가 재무구조 개선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본의 구성에 대한 간단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먼저 기업의 자본을 아주 단순화하면 크게 자본금과 잉여금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 자본 = 자본금(액면가×주식 수) + 잉여금(자본잉여금 + 이익잉여금)
자본금은 발행주식수에 액면가를 곱한 금액, 그리고 이익잉여금은 세후 순이익에서 배당을 제외하고 기업에 유보한 금액입니다. 만약 순손실을 내는 경우에는 이익잉여금(+)이 아닌 결손금(-)을 쌓게됩니다.
부분자본잠식은 결손금이 잉여금을 초과해서 자본이 자본금보다 적어진 상태, 그리고 완전자본잠식은 결손금이 자본금보다도 커져 자본이 마이너스가 된 상태입니다.
- 부분자본잠식 = 자본 < 자본금
- 완전자본잠식 = 자본 < 0
완전자본잠식의 경우 형식적 상장폐지 사유로 실질심사 없이도 상장폐지가 진행됩니다.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 해야 하는 주식회사 입장에서는 자본잠식은 절대 피해야 할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상감자의 회계처리와 재무구조 개선 효과
이러한 자본잠식의 우려가 있는 경우 무상감자를 하게 되면 자본금의 감소와 감자차익에 의한 자본잉여금의 증가가 이뤄집니다.
- (차변) 보통주 자본금 xxx | (대변) 감자차익(결손금 상계처리) xxx
아래 자본금 50억원을 10억원으로 감자 시 발생하는 자본항목의 변화를 통해 무상감자의 영향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감자 전) 자본금 50억원, 이익잉여금(결손금) -30억원
- 감자 후) 자본금 10억원, 자본잉여금 40억원, 이익잉여금(결손금) -30억원
감자 전과 후 모두 총 자본은 20억원으로 동일하지만 감자를 통해 부분자본잠식상태를 해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기업의 자본과 자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지만 재무구조가 개선된 것처럼 보이는 효과는 얻을 수 있었습니다.
- 감자 전) 자본 20억원 < 자본금 50억원 → 부분자본잠식
- 감자 후) 자본 20억원 > 자본금 10억원 → 부분자본잠식 해소
정리하면 무상감자는 회사의 결손금이 커서 자본잠식이 우려될 때 주식 수의 감소를 통해 자본금을 줄이고, 회계적으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달리 말하면, 기업이 누적적으로 쌓아온 손실을 주주의 희생을 통해 회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상감자의 기업가치와 주가 영향
감자가 된다고 해서 기업의 본질적인 가치가 변하는 것은 아닙니다. 증자와 감자 모두 발행 주식 수의 변화를 의미할 뿐 기업 가치의 증감은 다른 문제입니다.
즉 이론적으로는 감자가 이뤄지더라도 신주 상장 시 줄어든 주식 수의 비율만큼 주가가 높게 조정되어 거래될 것입니다. 따라서 시가총액은 동일하게 유지되고 주주의 보유 주식 평가금액도 동일할 것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무상감자는 주가에 상당한 악재로 작용합니다. 대외적으로 기업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고 재무적으로 취약한 상태임을 알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무상감자 공시만으로도 상당한 주가하락을 경험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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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테인먼트 기업 아센디오 지난 1월 90% 무상감자를 공시한 후 하한가를 기록했다. |
하지만, 자본잠식 등으로 상장 폐지의 위기에 처한 기업이 무상감자를 통해 재무적 위기에서 벗어나는 경우라면 주가에 일시적인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본의 감소는 향후 신규 자본을 유치할 때 좀 더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부실기업을 정리할 때 채권단이 출자전환이나 신규 자본 투입에 앞서 무상감자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 경우 대주주에게 좀 더 높은 비율의 무상감자를 요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어쨌든 자본잠식 상태를 무상감자로 밖에 해소할 수 없는 기업이 적절한 투자 대상이 되긴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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