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보다 급등한 코코아
과거 10년간 톤당 2,000~3,000달러의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던 코코아 가격이 2024년 이후 급등세를 연출하고 1만 달러를 상회하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지난 몇 년간의 상승률은 비트코인이나 구리보다도 높은 모습입니다.
2025년 2월 기준 코코아는 톤당 10,192달러로 CME에서 거래되는 구리 선물과 거의 같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코코아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와 런던 인터콘티넨털 거래소(ICE)에서 거래되는데 각각 코코아의 주 생산지인 남아시아와 아프리카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유래없는 코코아 가격의 상승은 당장 초콜릿 제품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글로벌 초콜릿 기업인 허쉬의 경우 주요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고, 초콜릿 함량이 낮은 제품들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코코아 가격 상승의 원인 | 기후변화와 엘니뇨 현상
서아프리카에 위치한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현재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생산지가 밀집되어 있어 해당 지역에서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 글로벌 가격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최근 코코아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은 이들 지역의 기후변화와 코코아 나무의 병충해 확산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현상은 서아프리카 지역의 기온을 상승시키고 빈번한 가뭄과 집중 호우를 만들었습니다. 병충해의 확산 역시 이러한 기후변화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서아프리카 지역의 정치적 불안정 등 지정학적 이유로 인한 제한적 투자와 헤지펀드들의 투기적 수요도 한몫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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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디부아르를 방문한 이방카 트럼프 (출처 www.trumplibrary.gov) |
거기에다 코코아 나무는 최대 100년 이상 살 수 있는 긴 수명을 가지고 있지만 성장하고 열매를 맺기까지는 10년 이상이 걸리는 매우 느린 성장 사이클을 가진 식물입니다. 따라서 병충해나 자연재해로 인해 코코아 나무에 피해가 생길 경우 공급량을 회복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엘니뇨와 라니냐 | 농산물 ETF에는 어떤 영향?
엘니뇨와 라니냐는 무역풍의 강도와 적도 해류 변화 등에 의해 발생하는데, 엘니뇨는 스페인어로 어린 소년을, 라니냐는 어린 소녀를 의미합니다. 보통 엘니뇨가 있고 1~2년 후 라니냐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엘니뇨는 태평양 적도의 동쪽 해역에서 해수 온도가 올라가는 현상을, 그리고 라니냐는 엘니뇨와 반대로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열대 태평양의 해수면 온도는 전 지구적인 대기 순환과 해수면 온도 등에 큰 영향을 미치며 특히 열대 지역의 강수량에 상당한 영향을 끼칩니다.
일반적으로 동남아시아의 경우 엘니뇨 현상에 의해 강수량이 감소하는 반면, 아르헨티나 등 남아메리카의 서부 지역은 라니냐 현상이 있을 경우 강수량이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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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기록적인 한파를 경험하고 있는 미국 (출처 www.climate.gov) |
그래서 농작물별로 엘니뇨와 라니냐에 의해 받는 영향도 다릅니다. 엘니뇨가 서아프리카 지역 등에 가뭄을 유발하여 코코아와 커피 가격을 상승시킨 반면, 라니냐는 옥수수와 대두가 주로 생산되는 북미 지역에 한파를 유발하여 곡물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습니다.
기상 예측 모형의 발달로 엘니뇨와 라니냐 모두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해졌습니다. 최근 미국 해양대기청은 올해 라니냐가 발생할 가능성을 80% 이상으로 예고했습니다. 이 경우 향후 농산물 가격 상승은 옥수수와 대두를 중심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엘니뇨(라니냐)의 기준 : 엘니뇨·라니냐 감시구역(열대 태평양 Nino 3.4 지역 : 5°S~5°N, 170°W~120°W)의 3개월 이동평균한 해수면온도 편차가 +0.5℃ 이상(-0.5℃ 이하)으로 5개월 이상 지속될 때 그 첫 달을 엘니뇨(라니냐)의 시작으로 봄. (기상청)
물론 곡물 가격은 기후변화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서도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하지만 코코아나 옥수수 같은 농산물의 가격이 기후변화로 인해 변동성이 확대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확대되는 것만큼은 분명합니다.
또한, 자산의 변동성 확대는 해당 자산에 대한 투기적인 수요를 유발할 가능성이 큽니다. 투자의 관점에서만 본다면 향후 기후변화가 가져올 농산물 ETF의 장기적인 우상향도 전망해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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